유전자변이로 인해 초래된 질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연구자들은 대안효소(alternative enzyme)를 물색해야 할 것 같다.
@ STAT News(참고 1)
1월 5일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체의 면역계는 CRISPR-Cas9이라는 잘나가는 유전체편집 도구에 기반한 유전자치료법을 개발하려는 노력 중 일부를 좌절시킬 수 있다고 한다(참고 2). CRISPR-Cas9이 언젠가 질병을 초래하는 변이를 교정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어 있다. 그러나 bioRxiv라는 출판전 서버에 업로드된 새로운 연구는 이 접근방법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Nature》에서는 이번 연구결과가 '인기있는 유전체편집 시스템'과 '그것을 유전병 치료에 사용하기를 희망하는 연구자와 바이오업체들'에게 뭘 의미하는지를 긴급 점검해 봤다.
1. CRISPR-Cas9은 어떻게 작동하나?
CRISPR-Cas9은 광범위한 미생물에서 발견되는 원시 면역계다. 그것은 Cas9이라는 유전자가위 효소에 의존하는데, 이 효소는 '가이드 RNA(gRNA)'라는 특정 RNA 가닥의 시퀀스가 결정한 부위에서 DNA를 싹둑 자른다. 연구자들은 Cas9을 DNA의 특정 부분으로 보내기 위해 gRNA의 시퀀스를 변경함으로써, CRISPR-Cas9 시스템이 질병을 초래하는 일부 유전자변이를 교정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Cas9과 같은 외부 단백질이 지속적인 면역반응에 시동을 걸 수도 있다. 그리고 분자생물학자들이 가장 애용하는 두 가지 버전의 Cas9 효소는 인체에서 서식할 수 있는 흔한 세균에서 유래하므로, 어떤 사람들은 이미 그 단백질에 대한 면역반응을 형성하고 있을 수 있다.
2. 이번 연구에서는 뭘 발견했기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두 가지 형태의 Cas9 효소에 대한 면역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스탠퍼드 대학교의 소아혈액학자인 매튜 포르테우스와 케네스 와인버그가 이끄는 연구진은 22명의 소아와 12명의 건강한 성인에게서 채취한 혈액샘플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의 79%가 황색포도상구균(Staphlococcus aureus)의 Cas9에 대한 항체를 만들었고, 65%는 화농연쇄상구균Streptococcus pyogenes)의 Cas9에 대한 항체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별도의 관련 실험에서, 13명의 성인 참가자 중 46%가 S. aureus의 Cas9을 겨냥하는 T 세포를 생성했으며, 다른 형태의 Cas9에 대한 T 세포 반응은 발견되지 않았다.
3. 그게 왜 중요한가?
인체의 면역반응은 유전자치료법을 사보타지할 수 있으며, 치료받은 사람에게 건강상 위험을 제기할 수 있다. Cas9가 활동할 기회를 잡기도 전에, Cas9에 대한 항체가 혈류 속의 Cas9에 결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설상가상으로 Cas9을 겨냥하는 T 세포는 'Cas9을 발현하는 세포'를 파괴하여 교정된 세포를 싹쓸이 하고, 잠재적으로 인체 조직에서 위험한 전면공격을 촉발할 수 있다.
4. 이번 발견이 놀라운 건가?
유전자치료법 연구자들은 면역반응이 제기하는 위협에 익숙하며, 환자들을 치료하기 전에 유전자치료법 요소에 대한 잠재적인 반응을 검사한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면역반응 테스트는 CRISPR-Cas9 치료법을 개발하려는 노력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개발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의 규제기관에 '우리가 개발한 치료법을 승인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일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러한 업체들 중 하나인 인텔리아 테라퓨틱스(Intellia Therapeutics;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소재)의 수석 부사장인 토머스 반스는 "설치류와 비인간 영장류를 대상으로 후보 치료법에 대한 면역반응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면역반응에 의해 제기되는 문제는 대중적인 매체와 과학문헌에서 별로 주목을 받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나는 지금껏 CRISPR-Cas9 기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관심이 있는 연구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이슈를 제기해 왔지만, 아무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 것 같았다"라고 프로테우스는 말한다.
프로테우스는 겸상적혈구증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관심이 있는데, 그 방법은 '환자에게서 조혈모세포를 채취하여, CRISPR-Cas9을 이용하여 겸상적혈구를 생성하는 유전자를 교정한 뒤, 환자에게 재주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혈모세포가 Cas9에 노출되는 장소는 체외(體外)이므로, 항(抗) Cas9 면역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프로테우스는 다른 임상시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걱정하고 있다. "만약 Cas9 치료법을 환자에게 적용하여 독성 염증반응이 일어날 경우, 유전체편집 분야에 실질적인 차질을 빚을 수 있다"라고 그는 말한다. "이번 연구가 많은 연구자들에게 '위험한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주의를 환기하기를 바란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5. 그럼, CRISPR-Cas9을 유전자치료에 사용하는 건 이제 끝인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그렇지는 않다. 그 접근방법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고 선택할 대안효소(alternative enzyme)가 풍부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럴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이다. "한 가지 잠재적 해법은, 인체 내에서 서식하지 않거나 인간을 감염시키지 않는 세균을 이용하여 Cas9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나는 이번 연구가 그런 연구에 동기를 부여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프로테우스는 말한다.
"실험실에서 Cas9 효소를 조작하여, 기존의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형태로 만들 수도 있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CRISPR-Cas9을 이용한 최초의 임상시험의 경우, 프로테우스와 마찬가지로 세포를 체외에서 치료한 후 재주입하므로 면역반응을 활성화할 가능성이 낮다.
그리고 반스에 따르면, "S. pyogenes의 Cas9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인텔리아의 경우, 단기적으로 세포 내에서만 Cas9을 생성하는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럴 경우, 체내에서 세포의 유전체를 편집하더라도 면역이 개입할 기회를 제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