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과도한 스트레스는 질병의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지만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한다. 세포에도 그런 비슷한 사례가 적용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분자생물학자들은 약간의 스트레스가 세포 건강에 유익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생명과학 저널 ‘셀 레포츠’(Cell Reports) 7일자에 소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노화와 나이 관련 퇴행성 질환 위험을 촉진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예쁜 꼬마선충(C.elegans)에 대한 유전적 연구에서 세포의 에너지원인 미토콘드리아가 가벼운 자극을 받았을 때, 노화에 따라 나타나는 세포질에서의 단백질 품질 조절기구(proteosis) 실패를 방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인체 질병에 적용한다면 알츠하이머병이나 헌팅턴병, 파킨슨병 및 근 위축성 측삭경화증(ALS)과 같은 퇴행성 질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상된 단백질 축적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리처드 모리모토(Richard I. Morimoto) 분자생명과학 교수 겸 라이스 생의학 연구소장은 “이런 일은 전에 보지 못했다”며, “흔히 지속적인 미토콘드리아 스테레스는 해로운 것으로 알고 있으나, 미토콘드리아에 약간의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이 신호가 세포나 동물에게는 생존 전략으로 해석돼 완벽한 스트레스 저항력을 갖게 되고 수명도 두 배로 는다”고 말했다. 이는 “마치 마술과 같다”는 것.
예쁜 꼬마선충은 인간과 비슷한 생화학적 환경과 세포적 특성을 갖고 있어 인체의 노화와 질병 모델을 연구하는 인기 있는 실험도구다. 이 선충에서 생물학적 노화에 일정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진 요소들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에서 그대로 보존되고 향후 연구 대상이 된다.
모리모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가 인체의 노화를 보는 관점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분자적 쇠퇴를 어떻게 예방하고 안정화시킬 것이냐에 대한 전략을 제공한다”며, “우리 목표는 사람을 더 오래 살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세포와 분자 수준에서 건강을 증진시켜 건강과 수명이 일치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모리모토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치고 현재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 재직 중인 조너선 라바디아(Johnathan Labbadia) 박사가 논문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모리모토 교수와 라바디아 박사가 2015년에 수행한 노화를 이끄는 분자적 쇠퇴 관련 연구를 바탕으로 했다 이 연구는 노화를 이끄는 분자적 쇠퇴가 생식계 세포들로부터 다른 조직들로 전달되는 억제 신호에 기인한 생식적 성숙에서 시작돼 방어적 세포 스트레스 반응이 유도되는 것을 막는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선충의 분자적 건강이 성숙기 1일과 2일 사이에는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이번 연구에서는 2일 된 선충을 관찰해 분자적 손상을 예방하는 유전자와 경로를 식별했다.
모리모토 교수와 라바디아 박사는 약2만2000개의 예쁜 꼬마선충 유전자를 조사해 미토콘드리아 전자 전달 사슬[mitochondrial electron transport chain (ETC)]로 불리는 일련의 유전자가 나이-관련 쇠퇴의 중심 조절자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ETC의 활동을 적당히 하향 조절하고, 약간의 생체 이물질과 병원체에로의 노출이 선충의 상태를 더 건강하게 했다고 밝혔다.
모리모토 교수는 “낮은 스트레스가 유기체 수명을 근본적으로 되돌린다는 사실은 전혀 예측하지 못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얻은 것은 몇몇 스트레스 신호들이 유기체에서 스스로를 재설정하고 더 오래 사는 방법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라며, “미토콘드리아가 최적으로 기능할 때 세포와 조직이 견고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