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컨신-매디슨대 과학자들은 파슬리와 바닐라, 난초 같은 식물에서 세포를 제거한 껍질로 3차원 가설물(scaffold)을 만들었다. 이 가설물 비계는 안에 인체 줄기세포를 주입한 다음 실험실에서 성장을 최적화해 궁극적으로 새로운 생의학 임플란트를 만들어내는데 쓰인다.
이 신기술은 견고함과 단단함, 다공성, 낮은 질량과 중요한 표면적 등 식물의 우아하고 효율적인 구조적 특성을 활용한다. 이 같은 특성은 생의학 응용품의 원료 구조를 창출하는 3D 프린팅과 사출 성형 같은 지금 쓰이는 방법들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담당 교수는 “식물은 부피에 비해 높은 표면적을 갖고 있는 매우 특별한 자원이며, 기공 구조는 특히 유체를 잘 수송하도록 독특하게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매디슨의 올브릭 식물원과 큐레이터인 존 워스(John Wirth) 박사와 협력해 생의학 응용분야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소형 구조물로 변형이 가능한 식물 종을 확인했다. 워스 박사팀은 파슬리나 난과 같은 식물 외에도 대나무, 코끼리 귀 식물, 와사비를 유용한 식물군에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위스컨신대 수목원에서 습지를 좋아하는 부들도 수집했다.
머피 교수는 “식물 왕국은 매우 광대해서 관심이 가는 모든 형태와 크기를 제공한다”며, “식물은 새로운 조직과 장기를 키울 수 있는 탁월한 자원으로 수천 가지의 다양한 식물 종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 조직공학 응용을 위한 새로운 재료의 거대한 공급원”이라고 강조했다.
조직공학에 필요한 가설물을 만드는 새로운 기술은 녹색 식물 세포벽의 셀룰로오스를 활용한다. 연구팀은 식물을 구성하는 다른 모든 세포를 제거하고 화학물질로 셀룰로오스의 남은 껍질을 처리하면, 줄기세포에서 생성되는 공통적인 결합조직 세포인 섬유아세포와 같은 인체 줄기세포가 소형 구조물에 부착돼 성장하도록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폰타나 박사에 따르면 가설물(비계)에 ‘파종’된 줄기세포는 비계 구조의 패턴에 따라 정렬되는 경향이 있다. 그는 “줄기세포는 지형에 민감하며, 세포가 얼마나 잘 성장하느냐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머피 교수는 식물 비계 구조에 따라 인체 세포를 일관되게 정렬하는 능력은 자재를 사용해 인체 조직의 구조와 발달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것은 신경 및 근육조직에 중요한 특성으로 이들이 원활하게 기능하기 위해 정렬과 패턴화가 필요하다.
담당 머피 교수는 식물 비계의 또다른 중요한 장점으로 조작의 용이성을 들었다. 그는 “식물은 꽤 유연해서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만들기 위해 쉽게 자를 수 있고, 감거나 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 가능하고 대량생산이 용이하며 값이 싼 것도 장점이다.
이들 식물 비계는 실험실 이외의 동물모델에서 아직 시험되지 않았으나 가까운 시일 안에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머피 교수는 “식물성 인공 지지체인 비계 구조물이 포유동물에 이식되면 독성은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면역반응의 가능성은 있다”며, “비계에서 식물 세포가 대부분 제거되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 현저한 면역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