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 김진수 단장(서울대 화학부 교수) 연구팀이 주도하고 ㈜툴젠(대표 김종문)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신형 크리스퍼 Cpf1 유전자가위를 사용해 생쥐 배아의 유전자 교정에 성공했다. Cpf1 단백질이 발표된 이후 동물 개체 수준에서 유전자 교정에 시도해 성공한 첫 번째 사례다.
지난해 유전공학 혁명을 일으킨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 Cas9)’를 대체할 ‘크리스퍼 Cpf1 유전자가위(CRISPR Cpf1)’가 학계에 보고되자 전 세계 연구진들이 들썩였다. 유전체교정에 널리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가 발견된 것이다.
크리스퍼 Cpf1 유전자가위는 DNA를 자르는 Cpf1 단백질과 염기서열을 찾아가는 크리스퍼RNA(crRNA)를 혼합해 만든다. Cpf1 단백질 구조는 Cas9 단백질과 달라 결합하는 RNA의 길이가 짧다. 길이가 짧으니 제작에도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진은 Cpf1 단백질의 특이점에 집중해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진은 생쥐의 면역체계에 관여하는 전사인자 Foxn1과 백색증(Albino)에 관여하는 Tyrosinase 유전자에 교정을 시도했다. Foxn1 인자가 사라지면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털이 자라지 않게 된다. 백색증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사라지면 멜라닌 생성에 문제가 생겨 까만 털을 가진 쥐도 하얀 털을 갖게 된다. 연구진은 생쥐의 배아에서 유전자 교정을 시도했고, 그 결과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도입된 돌연변이 생쥐 제작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기존에 적용하던 미세 주사(Microinjection) 방법이 아닌 전기 충격 방법을 이용했다. 전기충격을 통해 유전자가위를 대량의 배아에 한 번에 주입해 높은 효율을 유지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짧은 시간에 다수의 동물 배아에 유전자가위를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배아 수준에서 동물의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는 정교한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또한 실제 유전체 교정이 맞게 일어났는지 유전체 시퀀싱을 이용해 확인한 결과 표적위치에만 유전자 변이가 있고 비표적 위치에는 변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가 질병 동물 모델을 만드는데 적용될 경우 생명과학 연구 분야 에서 크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험 동물 모델인 유전자 결손 생쥐(Knock-out mice)를 만들 때, 크리스퍼 Cpf1 유전자가위를 도입하면 크리스퍼 Cas9으로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 교정과 다른 종류의 교정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전기충격 방식을 이용하면 훨씬 짧은 시간에 많은 수의 배아에 유전자가위를 전달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진수 단장은 “새로운 크리스퍼 Cpf1 유전자가위를 활용하면 생쥐는 물론 소, 돼지 등 동물에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전기 충격 방법은 크리스퍼 Cpf1을 동물 배아에 효율적으로 주입하게 해 가축 유전자 교정에 널리 활용될 수 있다 ” 고 이번 연구 성과의 의미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