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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1-09 13:20
난자줄기세포의 존재
 글쓴이 : biostem
조회 : 3,457  
▶ 2014년 8월 11일, 유명한 불임포럼에 익명의 사용자가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나는 마흔일곱 살인데, 오바사이언스(Ovascience)의 웹사이트를 눈여겨 봐 왔어요. 그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난자를 전처리(pretreatment)하여 시험관아기(IVF)의 효율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있다더군요. 오그멘트(AUGMENT)라나 뭐라나, 혹시 그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실 분 없나요?"

그로부터 14개월 동안, 무려 3,500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상당수의 댓글들은 긍정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 응답자는 "난소 속에 들어 있는 원시세포(primitive cell)를 성숙한 난자로 만드는 방법이래요. 난 지금까지 아기를 낳기 위해 30만 달러를 날렸지만, 오바사이언스를 믿고 한 번 더 투자해 볼 거예요"라고 썼다. 또 다른 응답자는 이렇게 말했다. "장담컨대, 오그멘트를 이용하면 아기를 낳을 수 있을 거예요. 우리 가족은 연금까지 털어 오바사이언스의 주식에 투자했는걸요."

오바사이언스는 인간생물학의 미스터리, 즉 "난자가 왜 생식력을 잃는가?"라는 의문을 해결하는 데 올인하고 있으며, '노쇠한 난자를 회춘시킬 수 있다'는 희망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오바사이언스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여성의 생물학은 신비롭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한 아리따운 여성이 붉은 머리카락을 어깨까지 늘어뜨리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어딘가를 응시하는 사진이 게시되어 있다. 2011년 설립된 직후 벤터캐피탈들은 오바사이언스에 4,000만 달러의 자금을 몰아줬으며, 이듬해 나스닥에 상장되자 단숨에 2억 달러의 자금이 모여들었다.

오바사이언스의 오그멘트 프로젝트가 크게 성공한다면, 생식생물학의 지평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20세기에 실시된 실험에 의하면, 암컷 포유동물의 난소는 출생 시에 정해진 숫자의 난자를 갖고 태어난다고 한다. 생물학 교과서에는, "수컷의 고환이 늙어서도 정자를 생성하는 것과 달리, 암컷의 난소는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것 외에) 새로운 난자를 추가로 만들 수 없다"고 쓰여 있다.

매사추세츠 주 월섬에 본사를 둔 오바사이언스는 기존의 생물학적 통념을 부정하며, 오그멘트라는 불임치료법을 보급하고 있다. 오그멘트 시술을 받으려는 사람은 오바사이언스에 25,000달러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불임클리닉에 수천 달러를 추가로 지불한다. 그리고 25,000달러의 인공수정 비용은 별도다. 오그멘트의 핵심내용은 '소위 난자전구세포(egg precursor)에서 추출한 미토콘드리아를 이용하여 IVF의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것'인데, 지금까지 이 방법을 이용하여 태어난 아기가 17명에 이른다. 오바사이언스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2차 치료법을 곧 내놓을 계획인데, 그것은 난자전구세포, 일명 난자줄기세포(oocyte stem cell)를 이용하여 불임 여성의 생식능력을 직접 회복시키는 것이다.

▶ 기자는 오바사이언스에 대한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잠시 정신적 혼란을 겪었다. 어떤 생식생물학자들은 오바사이언스의 활동에 깜짝 놀라며, "성체 포유동물은 난자줄기세포를 갖고 있지 않다"는 증거를 들이댄다. 증권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오바사이언스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불임 여성들은 오그멘트에 열광하고 있다. 그녀들은 아기를 낳을 수만 있다면 돈을 얼마든지 지불할 수 있고 어떤 치료법도 견뎌낼 수 있으며 어디에라도 갈 수 있다. 캐나다의 보건당국은 오바사이언스에게 기회를 줬지만, 미국의 보건당국은 "좀 더 많은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환자들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모든 논란의 중심에는 조너선 틸리 박사(생물학)가 있다. 그는 난자줄기세포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주장)한 다음, 오바사이언스를 설립했다. 그는 호전적이고 결의에 차 있으며, 자신의 연구에 이의를 제기하는 과학자들에 대해 불만이 대단하다. 동료들의 말에 따르면, 그는 학술회의에서 발표를 한 후 질문이 나오기 전에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고 한다. "오바사이언스와 오그멘트를 둘러싼 열광적 분위기의 이면에는 과학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라고 캔자스 대학교 메디컬센터의 데이비드 알버티니 박사(생식생물학)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